The Wrestler (2008) 문화생활



신도림 cgv 8시 50분
후기는 학교에서 쓰면 될 듯 'ㅅ')/


10년전쯤부터 재미있게 보던 프로 레슬링의 뒷 이야기를 잘 영화화해놓은 듯.
여기서 뒷 이야기란 더럽고 치사한 흑막 이런 얘기가 아니라, 무대 뒤의 인간의 삶 이야기라능.

왕년의 프로 레슬링 빅 스타지만 그 외에는 할 줄 아는 것도 없고, 인간관계를 조율하는 법도 잘 모르는(듯 한) 영화의 주인공 랜디 '더 램' 로빈슨은, 포스터 한 컷으로도 어떤 인물인지 대강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네요. 말을 털어놓을 상대라고는 (알고보니 애가 딸린) 술집 여자 하나뿐이고, 딸과의 사이는 영 소원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f word이고, 왠지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떠올리게 하는 수전증이나 갑작스러운 분노(로이드 레이지) 증세를 보이고... 하지만 저 업계의 좋지 못 한 사정을 생각해보면 그런 상황이 이해가 되기도 하네요. 왕년의 스타들은 사생활이나 가족관계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, 그런 상황이 영화에 오버랩되기도 하구요. 자신의 본명을 거부하고 자신이 만들어 낸 기믹인 '랜디 더 램' 에 갇혀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니, 알통이 터져 죽었다는 괴소문이 돌기도 했던 얼티밋 워리어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. 이 아저씨도 본명까지 바꾸고 잘난 척 하다가 된통 망했죠.

핀트를 조금 바꾸어 보자면, 영화의 자막 폰트가 최근에 본 것 중에 가장 좋았습니다. 일반적으로 극장 자막에 사용되는 '그 폰트' 가 아니고, 굴림체 비슷한 거였는데... 무슨 체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네요. 하지만 번역자는 레슬링 산업에 영 관심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. 선수들의 이름 번역이라거나, 경기에 대한 논의를 할 때의 대사들 등등에서 허점이 보이더라구요. 예를 들어보자면, 경기의 스토리라인을 어떻게 가져갈 거냐고 묻는 랜디의 질문에, 상대방이 'I'm heel and You're face.' 라고 답하는데, 저 세계에서 Heel 이란 악역을 뜻하고, Face란 선역을 뜻하는 말입니다. 그냥 자신이 악역이고 상대가 선역인 전형적인 애드립 경기를 하자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을 텐데, 자막에는 "내 발로 네 면상을 차버릴거야" -_-; 너무 글자 그대로 옮겨적었군요...

영화에서 랜디가 옮겨다니는 단체 중에, 레슬링 팬이라면 알 만한 CZW나 RoH가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. Ring of Honor야 뭐 그렇다 쳐도 CZW라니! 쟤네들은 상상 이상의 하드코어를 하는 단체라 - 경기 장면을 몇 개 봤었는데 어후 저도 못 보겠더라구요 막 오만 걸로 다 깨고 빠고 - 엔간한 사람들한테는 먹히지 않을 텐데... -.-; 나중에 알고 보니 WWE에서는 이 영화의 제작에 별 관심이 없고 저쪽에서 도움을 줬다고 하더라구요. 그래놓고 영화가 성공하자 자사의 연간 최대 이벤트인 레슬매니아에 미키 루크를 출연시키려고 접촉을 하지를 않나... 뭐 사업이 다 그런 거긴 하지만 썩 좋게 보이지는 않는군요.

한 동안 잘 보지 않던 레슬링이나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. 재밌네요.

보너스로 졸문 하나
다시 보니 완전 용두사미에다가 창피하지만 그냥 기록으로 좀..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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덧글

  • PinkSpider 2009/03/14 02:40 # 삭제 답글

    여긴 좀 덜 왔다 싶어서 와보면 포스팅이 와르르;;;;;;;
  • Anonymous 2009/03/14 08:25 #

    요새 제가 좀 그렇게 산다능... 'ㅅ')
  • Bloodlust 2009/03/15 12:43 # 삭제

    딸대신 뻘글? ㄲㄲ
  • Anonymous 2009/03/15 12:48 #

    ...............

    앞으로도 뻘글을 더 열심히 써야겠군요..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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